
혹시 서점에 갔다가 손바닥만 한 얇은 소설책들을 보신 적 있나요?
요즘 꽤 핫한 '위픽' 시리즈인데요.
그중에서도 유독 입소문을 타고 조회수 1위를 찍었다는 전설의 책, 바로 안담 작가의 <소녀는 따로 자란다>입니다.
표지만 보면 마냥 귀여울 것 같은데, 읽다 보면 등골이 서늘해진다는 이 책.
대체 어떤 매력이 있길래 다들 그렇게 극찬하는지, 제가 직접 읽어보고 느낀 점들을 가감 없이 풀어볼게요.
손바닥만 한 책, 위픽 시리즈가 뭐길래?

서점에 가면 유독 눈에 띄는 얇고 가벼운 책들이 있어요.
바로 위즈덤하우스에서 나오는 위픽 시리즈인데요.
단편소설 딱 한 편만 담아서 가볍게 들고 다니며 읽기 좋게 만든 책이에요.
사실 요즘처럼 바쁜 세상에 두꺼운 장편소설은 엄두가 안 날 때가 많잖아요?
그럴 때 딱입니다.
출퇴근길이나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는 시간이면 충분히 완독할 수 있는 분량이거든요.
그중에서도 안담 작가의 이 책은 공개되자마자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고 해요.
작고 얇지만,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게 반전 매력이죠.
교실 마룻바닥 우유 냄새가 나는 줄거리

책을 펼치자마자 훅 끼쳐오는 냄새가 있어요.
어떤 독자분은 이걸 두고 '교실 마룻바닥에 터진 우유 냄새'라고 표현했더라고요.
그만큼 묘사가 진짜 생생해요.
주인공인 '나'는 4학년 교실에서 아주 미묘한 위치에 있는 아이입니다.
왕따를 당하는 건 아니지만, 그렇다고 친구들 무리에 섞이지도 못하는 존재죠.
남자아이들은 '나'를 건드리지 않고, 여자아이들은 '나'와 친구가 되지 않아요.
그런데 재밌는 건, 그 소녀들이 아무도 모르게 '나'를 찾아온다는 겁니다.
비밀 이야기를 털어놓거나, 어른 여자가 되는 연습을 하고 싶을 때만 잠깐 들렀다가 사라지는 정거장 같은 존재랄까요?
우리가 잊고 지냈던 그 시절의 정치학

이 책을 읽으면서 소름 돋았던 건, 어릴 적 교실의 그 복잡하고 예민한 공기를 너무 정확하게 짚어냈기 때문이에요.
어른들이 보기엔 그냥 애들 노는 것 같아도, 그 안에는 엄연한 계급과 정치가 존재했잖아요.
주인공은 그 미묘한 권력 관계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는 관찰자예요.
친구들이 다가와서 "이거 비밀이야, 알지?"라고 말하고는, 볼일이 끝나면 다시 쌩하고 돌아가버리는 모습들.
읽다 보면 마음 한구석이 찌릿찌릿합니다.
아름답고 찬란한 성장담이 아니라, 축축하고 찝찝하지만 그래서 더 현실적인 이야기라 더 와닿는 것 같아요.
마냥 예쁜 추억으로 포장되지 않아서 오히려 속이 시원하기도 하고요.
짧지만 강렬한 여운, 안담 작가의 필력

안담 작가의 문장은 정말 날카로워요.
툭툭 던지는 것 같은데 뼈를 때리는 문장들이 많아서 밑줄 그을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습니다.
소녀는 따로 자란다라는 제목이 무슨 뜻일까 계속 생각하며 읽게 되는데요.
결국 우리 모두는 그 시절 각자의 방식대로, 남들에게 다 보여주지 못한 채 따로따로 자라왔던 게 아닐까 싶더라고요.
책이 얇아서 금방 읽히지만, 덮고 나서의 여운은 꽤 길게 갑니다.
특히 마지막 장면의 그 묘한 감정선은 직접 읽어보셔야만 느낄 수 있어요.
왜 이 책이 위픽 시리즈 중에서 조회수 1위를 했는지 단번에 이해가 가실 거예요.
기억 저편의 나를 만나는 시간
사실 어릴 적 기억이라는 게 마냥 좋기만 한 건 아니잖아요?
외로웠던 순간도 있고, 비겁했던 순간도 있었을 테니까요.
이 책은 그런 우리의 기억 저편에 있는 뚜껑을 확 열어젖히는 느낌입니다.
가볍게 들고나갔다가 묵직한 감정을 안고 돌아오게 만드는 책이었어요.
여러분의 학창 시절 교실은 어떤 냄새로 기억되나요?
혹시 그 시절의 미묘한 감정을 다시 한번 마주하고 싶다면, 이 책을 슬쩍 권해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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